[News Letter] [환경과 가치가 먼저다, 소셜임팩트 이야기 ①-1] 오투엠, 코로나 ‘코’자도 없던때 마스크 창업, 파는 것은 ‘행복’

오투엠 담당자
2021-03-29


국내 유일의 산소발생마스크 개발·생산 스타트업
장치없이 산소 발생시키는 산소공급부가 핵심기술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해줘 2019년 자동화설비 구축
‘건강한 호흡문화 만드는 기업’이 존재이유이자 가치
‘삶의질과 행복을 파는 제품’으로 사회적가치 추구해
마스크 단가 낮춰 “행복 공급”+해외시장 공략이 목표



오투엠 직원이 산소발생마스크의 산소공급부 장착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건욱PD]


〈이 기사는 헤럴드와 유쾌한반란의 공동기획입니다. 헤럴드는 환경 중심의 철학을 실현하려는 언론이고, 유쾌한반란은 우리 주변의 작은 혁신을 통한 행복한 미래를 추구하는 사단법인입니다. 유쾌한반란은 특히 경제적가치 외에 환경 등 사회적가치를 업(業)철학으로 경영하는 소셜임팩트 기업을 회원사로 한 소셜임팩트포럼을 운영 중입니다. 이에 헤럴드와 유쾌한반란은 손을 잡고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나 공유가치창출(CSV) 보다 더 큰 개념의 사회적가치를 실천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탐방함으로써 사회적가치 기업문화를 전파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하남)]=마스크가 어디 오늘날 이처럼 대중화될지 누가 알았을까. 코로나시대로 인해 세상밖으로 나오며 울음을 터뜨린 순간부터 마스크를 쓰는 운명을 짊어진 우리 아이들, 언제까지 마스크를 써야할지 알수 없는 고통을 지게된 젊은 세대들, 맑은 공기 속에서 태어났지만 이제부턴 마스크를 입에 달고살아야 하는 짐을 떠안게된 중장년층 이상까지 그 누가 마스크없이 하루를 지낼 수 없는 날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코로나의 ‘코’자도 튀어나오지 않았을때부터 일찌감치 이런 마스크의 중요성을 통찰(?)한 곳이 있었다. 물론 지구촌 모든 이에게 마스크라는 자갈을 물린 코로나 존재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으니 ‘통찰’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더라고 해도 이유와 원인 불문하고 좀더 세련된 마스크가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한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졌으니 일종의 선견지명은 있었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기도 하남의 초광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소발생마스크 생산업체인 오투엠(O2M·대표 서준걸)이다.


2021년 3월의 어느날, 초광산업단지 내 오투엠이라 쓰인 간판 건물의 5층에 올라가니 김재진(40) 과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오투엠 설립후 1~2년 정도 후 입사했다고 하니, 거의 원년 멤버다.


대뜸 던지는 말에서 자부심이 엿보인다. “작업현장은 작습니다만, 이래봐도 국내 유일의 산소발생마스크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그의 안내를 받아 생산현장을 들어가려니 청결이 먼저란다. 일단 방진복을 입고 손소독을 하고 나니 에워샤워기 통과가 기다리고 있다. 강한 바람이 살균작용을 해준다.


산소발생마스크 자동화설비 생산 라인은 아담한 사이즈다. 대략 15m 공간의 라인으로 이뤄진다. 김 과장의 설명을 들으니 공정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먼저 부직포(원단)의 롤링 이동이 시작되며 융착(선 박음질)이 이뤄진 후 절단(마스크 모양에 맞춘 절단)과 마스크 접기 과정이 진행된다. 다음으로 접어진 마스크에 다시 박음질이 이뤄지고 나머지 부분 절단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마스크 모양이 잘 나오면 뒷편의 부착작업과 함께 제품이 완성된다.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포장 전에 고체연료(파우더) 투입과 동시에 O2S(산소공급부) 부착이 이뤄져야 산소발생 3D마스크(접이형인 2D에다가 입체감까지 살린 마스크)가 탄생하는 것이다.




오투엠 직원들이 마스크생산 자동화설비를 통한 마스크 생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이건욱PD]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설명을 듣긴 했지만, 마스크 생산시스템에 대해 문외한이다보니 잘 모르겠다. 사실 별 것 아니다 싶다. 공정이 단출해서일까. 김 과장은 그러나 그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마스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생산설비만 있으면 제품생산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우리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국내 유일의 산소발생마스크라는 것에 차별점이 있어요. 그 차별점의 바탕인 핵심 기술이 바로 O2S인 것입니다.”


오투엠은 산소기호 O2와 마스크(Mask)의 ‘M’을 결합한 브랜드(O2M)다. 산소를 발생시키는 마스크를 만든다는 뜻이다. 기존의 방진마스크가 필터를 통해 분진이나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면, 산소발생마스크는 분진 거르기와 습기 제거는 물론 산소 발생 등의 복합기능을 추구한다. 핵심 기술은 전원과 배터리 등 특별한 장치없이 산소를 발생시키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함으로써 마스크내 공기를 청정으로 유지하는 산소공급부(O2S)에 담겨있다. O2S에 장착된 고체(solid)연료는 공기와 결합하는 순간 산소를 발생시킨다. 유명한 광고카피인 ‘산소같은 여자’를 인용한다면, 오투엠 마스크는 ‘산소같은 마스크’인 셈이다. 이 기술은 오투엠의 서준걸 대표가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자, 특허기술이기도 하다.


‘산소’에 포커스를 둔 것 처럼 이 회사의 이념은 ‘산소로 기본적인 삶의 질을 높이고 싶은 것’이다. 숨쉬는 것 하나로 기본적인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고 여기는 게 이 회사의 경영 철학이다.


김 과장은 이 점을 분명히 해뒀다. 몇번 회사를 옮기며 계속 스타트업 취업에 염두를 둬왔던 그는 오투엠이 산소발생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라는 점에서 입사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의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대표의 질문은 한가지였다. “우리 회사의 방향을 알고 지원했습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을 사는 시대가 왔듯이 산소도 언젠가는 사야 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산소발생마스크는 그런 시대에 삶의질과 행복을 파는 제품이 될 것입니다.” 마스크로 행복을 파는 회사 철학에 맞춰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표현이었다. 김 과장은 오투엠 구성원 모두 이런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이건욱PD]


오투엠의 식구는 많지 않다. 대표를 포함해 직원이 9명이다. 직원 수로만 보면 작은 스타트업이다. 제품생산직 2명과 디자인, 유통물류, 포장 분야 등에서 각자 맡은 업무를 수행한다. 이렇게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행복을 판다’는 동일한 가치관으로 신나게 일하는 게 오투엠의 장점이란다.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공장 한쪽의 사무실에서 만난 서준걸 대표 역시 첫마디부터 비슷한 말을 했다. “저는 오투엠 자체를 행복한 기업으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게 우선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제품을 만들어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에너지가 전파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회사 구성원 그리고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분들이 행복해지는 게 오투엠의 존속 이유입니다”.


오투엠의 현재 스토리는 서 대표의 과거 행적을 빼놓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서 대표는 분진이 생길수 밖에 없는 2차전지 자동화설비 생산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작업상 분진이 너무 많이 일어나다보니 분진마스크 이상의 획기적인 마스크가 없을까 고민했고, 그러다 아이디어를 얻고 만들어낸 것이 산소발생마스크다. 코로나 시대를 예측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산소발생마스크는 코로나가 횡행하는 시점에 획기적인 제품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물론 처음부터 시장의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앞선 기술(?)이라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발짝, 반발짝 빠른 기술은 때론 반짝이는 아이디어제품으로만 그칠 수 있다. 오투엠의 산소발생마스크 역시 그랬다. 기술력은 있지만 그 기술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파트너사)가 별로 없었고,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소량 생산만을 해야하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오투엠의 기업철학과 기술력의 사회적가치를 알아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019년 투자를 받았고, 그 투자금으로 마스크 자동화설비를 구축하며 지난 2020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나설 수 있었다. 고공비행을 위한 기지개는 켠 것이다.


투자를 받았다고 뻐기거나 만족할 순 없고, 갈 길은 멀다는 게 서 대표의 생각이다. 스타트업으로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기 여정은 지금부터란다. 그래서 2021년은 오투엠으로선 마스크산업의 다크호스로서 힘찬 날갯짓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해다. 2021년 산소마스크 대량생산 체제와 더불어 O2S 자동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게되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게 오투엠의 구상이다.


시장에 센세이셔널한 신호음을 보내긴 했지만, 오투엠의 몸피는 아직 작다. 창립의 해(2016년)부터 맨땅에 헤딩만했지 이렇다할 시장 공략법을 찾지 못한 오투엠은 2019년에야 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0년에는 8억5000만원 규모로 키웠다. 2019년 7월 SK이노베이션의 투자를 받아 자동화생산 설비를 구축했고, 1년도 더 지난 2020년 9월부터 본격적인 생산 제품에 나섰으니 그제서야 매출액을 좀더 늘릴 수 있었다.


서 대표는 하지만 2021년 대량생산 시스템이 가동되면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자신한다. 현재 자동화된 마스크 생산설비는 KF94 자동화 생산설비 1기와 덴탈 마스크 자동화 생산설비 2기다. 여기에서 하루에 각각 2만개와 6만개, 총 8만개의 고품질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 오투엠은 이 설비를 통해 생산된 제품을 비말차단마스크인 ‘행복마스크’, 덴탈마스크인 ‘행복데일리 마스크’, 산소발생 마스크인 ‘오투엠 듀얼젠’이라는 제품명으로 공급한다. 이 제품들은 SK이노베이션이 사회적 가치 극대화를 표방하며 오픈한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제품 판매 사이트인 ‘SK 하이마켓’, OK캐쉬백 오사라마켓 등에서 판매되며, 일부 폐암병동 및 소방서 등에 공급 중이다.


서준걸 오투엠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투엠의 사업 현황과 스타트업으로서의 도전과 좌절, 향후 비전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건욱PD]


일반 마스크는 이처럼 하루에 수만개씩 공급 가능하지만, 산소발생 마스크는 다르다. 산소공급부 장착 과정이 필요해 현재 하루 생산량 3000개 정도다. 가격은 개당 3500원이다. 하지만 대량생산설비가 갖춰지면 하루 1만5000개까지 생산이 가능하단다. 단순 수치상으로 본다면 5배 이상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매출 역시 5배 정도 오를 것이고, 30억~40억원 규모의 회사 덩치로 키울 수 있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외형 확장이 서 대표의 경영 목표점은 아니다. 매출액을 늘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회사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키우는 것이다. “단순히 재화적가치를 충족하는 회사이기 보다는 재화의 선순환이 가능한 기업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매출의 일정 금액을 사회적 약자와 나누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이고 이는 자발적인 기업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기업을 일구고 싶어요.”


그가 생각하는 ‘가치’는 단순한 제조업이 아닌 건강한 호흡문화를 만드는 기업, 마스크 하나를 선택할 때도 건강을 생각하며 고르는 ‘자신을 소중히 대할 수 있는 문화’를 가꿔가는 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소비한 제품이 선순환이 돼서 다른 사회적 약자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가치소비에 대한 자각을 줄 수 있는 회사, 그런 직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직원 모두 같은 생각입니다.”


이처럼 산소발생마스크를 통해 행복과 가치를 파는 기업, 오투엠 직원들은 이렇게 그들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표준산업분류가 ‘기타 직물제품 제조업’으로, 공기정화기술과 마스크라는 아이템을 가진 오투엠은 이처럼 매뉴얼화된 것 처럼 사회적가치를 최우선시한다. 회사 미션은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는 직업군, 호흡기계질환자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건강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보급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오투엠의 근원적 지향점은 그래서 사회적약자에 지속가능한 마스크를 보급하는 것이다. 즉, 육체노동을 하면서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숨쉬기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일인데, 산업근로자들에게 건강한 호흡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현재 시장가격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오투엠의 미션이란다. 나아가 활동량이 많은 산업현장 근로자, 폐암 환자 및 기저질환자, 환경미화원, 소방관 등 숨쉬는 문제를 해결하기만 해도 삶의 질이 향상되는 직업군들에 지속가능한 나눔이 가능하도록 대기업, 정부 기관과 제도적으로 마스크를 보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단다. 오투엠은 이에 2021년엔 일단 산소공급부 자동화 생산 설비를 완료해 생산원가를 최대한 줄여 산업근로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모든 근로자들이 부담없이 산소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오투엠은 이런 시스템을 완비하기 위해 서울시, SK그룹 등과 협업 중이다.


오투엠의 당면 목표는 2022년까지 생산설비를 추가 증설해 국내 일반시장과 산업근로자 시장에 원활하게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후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도전적인 구상도 갖고 있다. 원가 절감 측면에서라도 현지 공장 설립은 필수적이란다.


장기적인 과제지만, 사명감을 갖고 완수해야할 목표도 있다. 항바이러스와 제균제습이 가능하고 생분해가능한 마스크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의 마스크는 플라스틱으로 분류돼 있지만 재활용이 허용되지 않는다. 바이러스 등으로 노출돼있어 소각하는 게 원칙이란다. 지구환경 문제에 있어서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업종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진화된 기술로 강력한 항바이러스 기능을 갖추고, 재활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만들어 지구에 당당한 환경경영을 달성하는 것, 그것에 오투엠의 장기적인 시선이 꽂혀 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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