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Letter] [임팩트 시대가 온다] 원칙을 이해하면 투자는 쉽다 / 김정태

오투엠 담당자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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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ㅣ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최근 아침마다 폭주하는 전화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소셜벤처가 있습니다. 바로 ‘오투엠’인데요, 요즘 품귀 현상을 보여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 제조 기업입니다. 오투엠은 이전에도 서울 성북소방서에 자사가 개발한 산소 발생 마스크를 제공하기도 하며, 노약자와 폐 기능 약자, 임산부 등 모든 사람이 누릴 마스크의 혁신을 천천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제조와 유통에 잔뜩 끼인 거품을 우려하는 서준걸 대표는 곧 월 생산량 80만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월 300만개까지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투엠은 지난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지닌 소셜벤처를 발굴·투자하면서 만나게 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투자업계에서 마스크 제조업은 주목받는 업종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오투엠은 어떻게 발굴되고 투자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걸까요? 임팩트투자의 일반적인 세 가지 원칙과 제가 몸담고 있는 엠와이소셜컴퍼니의 임팩트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임팩트투자를 일반 투자와 구별 짓는 세 가지 원칙은 의도성, 추가성, 측정성입니다. 먼저 ‘의도성’은 임팩트투자자가 무엇에 집중하는지에 대한 원칙입니다. 임팩트투자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사회환경적 가치 창출을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도성’과 관련된 저의 투자 철학은 ‘시간이 흐르면서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이슈는 무엇인가?’와 관련됩니다. 오투엠에 투자를 진행하며 다양한 후속 투자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오투엠이 해결하고자 하는 미세먼지와 공기의 질과 같은 사회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경력단절여성 이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수록, 출산과 육아 등의 전통적인 여성 역할 기대와 직장에서 차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지원은 앞으로 더더욱 중요하게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위커넥트’라는 경력보유여성 채용 플랫폼 기업에도 임팩트투자가 진행되었습니다.


두번째인 ‘추가성’은 임팩트투자와 일반 투자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원칙입니다. 일반 재무적 투자가 이미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영역이나 기업에 투자한다면 굳이 임팩트투자라는 변별성이 약하게 됩니다. 따라서 ‘추가성’이란 최초 재무적 투자자가 들어오지 못하는 영역이나 기업에 선제적 투자를 하며 그동안 투자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을 투자의 영역으로 추가한다는 뜻입니다. ‘추가성’과 관련된 저의 투자 철학은 ‘현재의 시스템과 해결책으로는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이 어려운 분야인가?’와 관련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이슈를 생각해보면 현재의 시스템과 해결책으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해조류 성분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하는 마린이노베이션이란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임팩트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이 기업은 본격적인 재무적 후속 투자를 유치하고 있기에 앞서 언급한 ‘추가성’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측정성’은 임팩트투자자가 기대하는 사회환경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제3자에게도 객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가는가에 대한 원칙입니다. 재무적 수치 외에도 구체적인 정성적 변화까지 보여주는 것이 임팩트투자입니다. 정성적 변화를 화폐화하는 접근도 가능하지만 제가 좀 더 선호하는 것은 기업 자체의 ‘건강함’ 등을 바라보려는 접근입니다. 일례로 국제표준 평가로 자리잡은 비아이에이(BIA) 같은 게 있습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으니까요. 이와 관련된 저의 투자 철학은 ‘예방적 시도와 접근을 통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나은 효과를 창출하는 분야인가?’와 관련됩니다. 지난 3년간 약 25%의 수익률로 마무리된 경계선지능아동의 사회성과 지능을 높이는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의 투자 검토는 이러한 관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임팩트투자가 앞으로 더욱 큰 열매를 거둘 것이라 예측되는 이유는 이러한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도성, 추가성, 측정성이라는 원칙은 더 좋은 기업, 더 탁월한 기업을 발굴하는 임팩트투자의 비결입니다.


김정태 ㅣ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 

출처 : 한겨레,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48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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